Journeys from Chubu Fukui-ken International Airport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에서 어디까지 가봤니 - 1편. 나고야 & 근교 여행
나고야 중부국제공항은 일본 중부 지역의 관문이다. 나고야가 자리한 아이치현(愛知県)을 중심으로 기후현(岐阜県), 나가노현(長野県), 도야마현(富山県), 후쿠이현(福井県)까지, 혼슈섬 중부 내륙과 북알프스 지역을 두루 연결한다. 대중교통으로 10분 거리의 반나절 나들이부터 차로 3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장거리 여행까지, 공항을 기점으로 각양각색의 여정을 즐겨보자.
- 글 표영소
- 사진 정수임
- 코디네이터 박성희(인페인터글로벌)
- 취재 협조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나고야 중부국제공항 인근에 아이치현의 유명한 도자기 마을이 있다. 유서 깊은 일본의 고대 도요지(陶窯地) 6곳 중 하나가 자리한 도코나메다. 공항에서 전철로 10분 거리라 나고야를 여행할 때 일정 전후의 자투리 시간까지 알차게 활용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인 여행지. 일본의 오래된 도자기 생산지는 보통 가마의 연료 공급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산림 지대에서, 다도 문화와 전통 공예 중심으로 발달했는데, 도코나메는 조금 다르다. 바다에 면해 있어 예부터 유통이 용이했고 생활자기 위주로 제작됐다. 철분 함량이 높고 부드러운 적갈색 점토가 많은 것도 이 지역의 특징이다. 그 덕분에 도코나메야키(常滑焼, 도코나메 도자기)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붉은 찻주전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
1,000년 넘게 이어진 도코나메 도자기의 유산을 확인하려면 야키모노 산포미치(やきもの散歩道)를 걸어야 한다. 마을 중심부에 남아 있는 도자기 관련 명소를 연결하는 도자기 산책로다. 길이에 따라 2개 코스로 나뉘는 산책로는 도코나메시 도자기 회관(常滑市陶磁器会館)에서 출발해 19세기 제작된 토기 하수관과 대형 항아리가 쌓여 있는 도칸자카(土管坂), 옛 가마와 벽돌 굴뚝 등을 지나며 마을의 지난 시간을 되살려낸다. 미로처럼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따라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주택과 아기자기한 상점, 공방이 드문드문 이어지며 걸음을 붙든다. 그중 모리나(Morrina)는 도코나메 도자기의 특징과 흐름을 한눈에 살펴보기 좋은 곳이다. 헤이안 시대로 거슬러 오르는 이 지역 도예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작품부터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모던한 작품까지, 도코나메야키 작가 25명의 작품을 셀렉해 판매한다. 시대에 따라 변화해온 도자기 문화는 도코나메 스토어(Tokoname Store)에서도 엿볼 수 있다. 1967년 창업한 도코나메 도자기 브랜드 야마겐도엔(Yamagen Toen)은 개방감이 느껴지는 대형 창고 안에 3채의 흰 오두막을 활용해 도자기 제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제안한다. 커피 스탠드에서 나고야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트렁크 커피(TRUNK COFFEE)를 주문해 한 손에 들고 숍에서 파스텔 톤의 색감이 사랑스운 도코나메(TOKONAME)의 제품을 구경한 뒤 워크숍 공간에 자리를 잡고 도예 체험을 즐기면 완벽한 코스.
마을을 둘러보다 휴식이 필요할 땐 카페 누(nuu)를 찾아가자. 사람 하나가 겨우 지날 수 있을 만큼 비좁은 뒷길, 수풀 사이로 난 계단을 오르면 비밀의 정원이 나타난다. 100년 된 고민가를 개조해 2011년에 문을 연 곳으로,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노스탤지어를 자극한다. 아름다운 정원을 품은 옛집에 카페 겸 갤러리와 기모노 상점이 자리한 것처럼 말이다. 2층 구조의 카페는 정해진 틀이 없다. 공유 주방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단체가 참여해 그때그때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2층 한 쪽의 갤러리 공간에선 소규모 전시나 워크숍, 팝업 등의 이벤트가 수시로 진행된다.
반나절 근교 여행지, 다지미시
아이치현에 도코나메야키가 있다면, 기후현에는 미노야키(美濃焼)가 있다. 일본의 전통 도자기 중 하나인 미노야키는 7세기부터 이어진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다지미시는 그 역사를 간직한 소도시다. 나고야에서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로 50분 내외 거리라 당일 여행 코스로도 부담 없다. 미노야키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박물관과 예스러운 도자기 거리도 있지만, 다지미시 모자이크 타일 박물관(多治見市モザイクタイルミュージアム)만큼은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미노야키 생산지로 유명했던 도시의 유산이 어떻게 현대로 이어졌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장소다.
19세기 초 산업화와 함께 타일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지미시는 도자기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타일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한다. 한때는 타일 공장이 100여 개에 이르는 일본 최대의 타일 생산지로 이름을 날렸다. 지진과 습기 등에 강하고 색감과 문양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만드는 족족 팔려 나갔던 타일의 인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오래된 건물이 철거됐고, 자연스레 빛바랜 타일도 쌓여갔다. 20년 전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도시의 타일 제조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마모된 타일을 폐기하지 않고 모아둔 것이 모자이크 타일 박물관의 시작이었다.
19세기 초 산업화와 함께 타일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지미시는 도자기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타일 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한다. 한때는 타일 공장이 100여 개에 이르는 일본 최대의 타일 생산지로 이름을 날렸다. 지진과 습기 등에 강하고 색감과 문양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만드는 족족 팔려 나갔던 타일의 인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사그라들었다. 오래된 건물이 철거됐고, 자연스레 빛바랜 타일도 쌓여갔다. 20년 전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도시의 타일 제조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마모된 타일을 폐기하지 않고 모아둔 것이 모자이크 타일 박물관의 시작이었다.
2016년 개관한 박물관은 그야말로 타일 보물창고다. 192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일본에서 생산된 방대한 규모의 타일 컬렉션을 비롯해 1만여 점의 타일 산업 관련 자료와 유물을 만날 수 있다. 더 이상 제작되지 않는 희귀 타일, 타일 영업사원들이 메고 다니던 샘플 가방, 한때 인기를 끌었던 타일 세면대와 욕조 등이 감탄을 자아낸다. 4층 구조의 박물관은 일본의 유명 건축가이자 건축사학자로, 자연 재료를 사용해 동화적 상상력을 실현한 건축물로 유명한 후지모리 테루노부(藤森 照信)의 작품. 점토 채석지를 연상시키는 파사드의 색과 질감부터, 도자기 구울 때 사용하는 적송을 지붕에 심어 완만한 언덕처럼 보이도록 한 외관, 중앙이 움푹 패인 부지, 4층에서 시작해 1층으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까지 어느 하나 정형화된 것이 없다. 정면에서 보면 거대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의외로 면적이 크지 않다. 폭이 좁고 긴 형태라 마치 동굴처럼 느껴지는 것도 반전 요소다.
일본 최초의 TV 타워에서 하룻밤, 더 나고야 타워 호텔
나고야의 중심 번화가 사카에(栄)에 자리한 높이 180미터의 미라이 타워(Mira Tower)는 1954년 세운 일본 최초의 TV 타워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도쿄, 삿포로 등 일본 주요 도시에 들어선 TV 타워와 마찬가지로 일본을 대표하는 근현대 건축가 나이토 다추(内藤多仲)가 설계했다. 지상 90미터와 100미터 높이에 마련된 실내외 전망대 덕분에 오늘날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전망 명소로 사랑받고 있지만, 한때는 철거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내진 설계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건축물인데다, 2000년대 들어 송신탑으로써의 기능마저 사라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2005년 국가 등록 유형문화재로 등록되면서 철거 대신 보강 공사와 재생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2020년 문을 연 더 타워 호텔 나고야(The Tower Hotel Nagoya)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TV 타워에 들어선 세계 최초의 호텔로, 타워 1~5층에 객실과 레스토랑, 갤러리, 카페, 연회장 등의 시설이 자리해 있다. 총 객실은 15개에 불과하지만, 나고야에 본사를 둔 로컬 회사가 운영을 맡아 지역 문화와 예술을 아우르는 특별한 숙박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객실 소품과 어메니티부터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기까지 로컬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하고, 타워의 구조물과 형태를 그대로 보존해 리모델링한 내부는 지역 예술가의 작품과 가구로 꾸몄다. 이러한 브랜드 철학은 나고야에서 탄생한 무쇠솥에 기후현의 프리미엄 쌀로 지은 밥과 신선한 로컬 제철 식자재로 만든 반찬, 아이치현의 간장 5종이 곁들여지는 조식에서 정점을 찍는다. 머무는 동안 창밖으로 타워가 자리한 히사야오도리 공원(久屋大通公園)과 주변 전망이 펼쳐지고, 심야와 새벽 시간대에 타워 전망대를 방문할 수 있는 것도 투숙객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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