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lavors and Sights of Gifu and Toyama Prefectures
기후현와 도야마현의 맛과 멋 - Part 1
일본 알프스의 극적인 풍경부터 바다의 짙은 내음까지. 혼슈의 다채로운 자연을 품은 기후현과 도야마현에서 맛과 멋을 찾아가는 두 가지의 48시간 여행
- 글 허태우
- 사진 박신우
후쿠오카 공항을 이륙한 후지드림에어(FDA) 비행기가 혼슈의 중부로 향한다. 세토내해(瀬戸内海)를 통과한 비행기는 이윽고 일본 알프스의 육중한 산군을 맞닥뜨린다. 대지를 가로선 거대한 병풍처럼 능선이 이어지고 솟아오른 봉우리들은 거인의 아우성처럼 강렬하다. 좁은 창밖으로 바라보이는 그 풍경을 보노라면 경외감과 두려움이 교차된다.
1시간 남짓한 비행으로 마츠모토 공항에 도착한다. 멀리 북알프스가 눈에 들어온다. 북알프스. 주부(中部) 지방에 위치한 히다산맥(飛騨山脈)의 별칭. 기후와 도야마, 나가노, 니가타 현에 걸쳐 자리한 이 산맥은 남북으로 길이가 약 150킬로미터에 달한다. 깎아지른 암벽과 깊은 계곡이 도처에 펼쳐지지만,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지역까지 교통편이 연결되어 초심자도 자연의 경이를 손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춘 덕분에 봄부터 가을까지 그 진면목을 찾아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
1시간 남짓한 비행으로 마츠모토 공항에 도착한다. 멀리 북알프스가 눈에 들어온다. 북알프스. 주부(中部) 지방에 위치한 히다산맥(飛騨山脈)의 별칭. 기후와 도야마, 나가노, 니가타 현에 걸쳐 자리한 이 산맥은 남북으로 길이가 약 150킬로미터에 달한다. 깎아지른 암벽과 깊은 계곡이 도처에 펼쳐지지만, 해발 2,000미터가 넘는 지역까지 교통편이 연결되어 초심자도 자연의 경이를 손쉽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춘 덕분에 봄부터 가을까지 그 진면목을 찾아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몰려들 수밖에 없다.
14:00 노리쿠라다케 乗鞍岳
북알프스의 동쪽에서 진입한 차량이 아즈사카와(梓川) 강의 계곡을 따라 깊숙하게 이어진 도로를 달린다. 가을의 단풍에 물든 강렬한 색채의 수림은 가파른 경사면을 뒤덮고 있다. 계곡의 물줄기는 중력에 힘입어 맹렬하게 흘러간다. 첫 번째 목적지는 노리쿠라다케(乗鞍岳). 높이 3,026미터의 고봉이지만, 접근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북알프스의 인기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북알프스의 다른 명승지가 그렇듯, 노르쿠라다케도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셔틀 버스나 택시를 타야 갈 수 있고, 보통 4월부터 10월까지 개방된다.
호노키다이라(ほおのき平) 정류장에서 노리쿠라 스카이라인(Norikura Skyline) 버스로 갈아타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들어선 버스 정류장인 노리쿠라타다미다이라(乗鞍畳平)까지 약 50분 만에 다다를 수 있다. 해발 고도는 2,702미터. 정류장 주변에는 사시사철 색과 형이 변하는 야생의 보고가 그림처럼 드넓게 펼쳐진다. 평지에 가까운 고원 지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투명한 호수와 설산의 흔적이 이곳의 고도를 실감하게 해준다. 잘 정비된 등산로에서 주변을 하이킹해도 좋고, 주변의 봉우리를 과감하게 오르내려도 문제없다. 정상인 겐가미네(剣ヶ峰)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30분. 몇 번의 밭은 숨만 참으면, 해발 3,000미터에서 바라보는 북알프스의 풍경을 선물로 쟁취할 수 있다. 장엄함과 상쾌함이 온몸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호노키다이라(ほおのき平) 정류장에서 노리쿠라 스카이라인(Norikura Skyline) 버스로 갈아타면, 일본에서 가장 높은 곳에 들어선 버스 정류장인 노리쿠라타다미다이라(乗鞍畳平)까지 약 50분 만에 다다를 수 있다. 해발 고도는 2,702미터. 정류장 주변에는 사시사철 색과 형이 변하는 야생의 보고가 그림처럼 드넓게 펼쳐진다. 평지에 가까운 고원 지대가 형성되어 있는데, 투명한 호수와 설산의 흔적이 이곳의 고도를 실감하게 해준다. 잘 정비된 등산로에서 주변을 하이킹해도 좋고, 주변의 봉우리를 과감하게 오르내려도 문제없다. 정상인 겐가미네(剣ヶ峰)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 30분. 몇 번의 밭은 숨만 참으면, 해발 3,000미터에서 바라보는 북알프스의 풍경을 선물로 쟁취할 수 있다. 장엄함과 상쾌함이 온몸의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18:00 오쿠히다 온센 奥飛騨温泉
오쿠히다 온센은 일본 북알프스와 가장 가까운 온천 지역이다. 즉, 북알프스의 명소로 향하기 전, 혹은 다녀온 후 최상의 휴식을 경험하기에 알맞은 곳이라는 뜻. 히라유(平湯), 후쿠지(福地), 신히라유(新平湯), 도치오(栃尾), 신호타카(新穂高) 등 5개 마을로 나뉘는데, 모든 마을이 일본국민온천지에 지정되어 있다. 북알프스 연계 교통편도 편리히다. 히라유 온천 마을에서는 북알프스 최고의 명승지 가미코치(上高地)까지 셔틀 버스로 30분만에 갈 수 있고, 신호타카에는 해발 2,300미터까지 연결하는 신호타카 로프웨이(Shihotaka Ropeway)가 운행하고 있다.
오쿠히다 온천지의 노천탕은 기후 히다산맥의 한 조각을 품고 있다. 다다미방에 짐을 풀고 창문을 열면, 일찌감치 노을에 물들어가는 산이 다가온다. 신히라유 온천 마을의 도로변에 자리한 료칸 코우요(旅館 紅葉)는 작은 노천탕이 딸린 객실에서 그 노을을 엿보듯이 감상할 수 있는 숙소. 객실은 총 12개로 아담한데, 온천과 식사에 공을 들인 게 느껴진다. 대욕장과 전세 노천탕도 갖췄고, 특히 기후의 명물 소고기인 히다규를 포함한 가이세키 식사가 일품이다. 오쿠히다 지역 향토 요리인 은어 숯불구이, 맵쌀밥에 된장을 발라 구운 고헤이모치(五平餅)도 별미. 식사 후 온천에 몸을 반쯤 담그고 북알프스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루의 피로가 기포처럼 사라진다.
오쿠히다 온천지의 노천탕은 기후 히다산맥의 한 조각을 품고 있다. 다다미방에 짐을 풀고 창문을 열면, 일찌감치 노을에 물들어가는 산이 다가온다. 신히라유 온천 마을의 도로변에 자리한 료칸 코우요(旅館 紅葉)는 작은 노천탕이 딸린 객실에서 그 노을을 엿보듯이 감상할 수 있는 숙소. 객실은 총 12개로 아담한데, 온천과 식사에 공을 들인 게 느껴진다. 대욕장과 전세 노천탕도 갖췄고, 특히 기후의 명물 소고기인 히다규를 포함한 가이세키 식사가 일품이다. 오쿠히다 지역 향토 요리인 은어 숯불구이, 맵쌀밥에 된장을 발라 구운 고헤이모치(五平餅)도 별미. 식사 후 온천에 몸을 반쯤 담그고 북알프스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루의 피로가 기포처럼 사라진다.
Day 2 09:00 히다 다카야마 飛騨高山
오쿠히다와에서 기후현의 작은 교토라고 불리는 히다다카야마(飛騨高山)까지는 차로 1시간. 아침 식사를 일찍 마치고 나서면, 히다다카야마의 명물인 미야가와 아침시장(宮川朝市)을 충분히 둘러볼 만하다. 미야가와 강변에 매일 아침 서는 시장은 소박하면서도 활기차다. 기후현의 필수 방문지처럼 널리 알려진 탓에 항상 다국적의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특유의 흥취는 유지되고 있다. 신선한 농산물과 수공예품 그리고 각종 먹거리를 판매하는 노점마다 발걸음을 멈추다 보면, 1~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관광지와 일상의 터전 그 경계에 위치한, 낯설지 않은 체험이다.
국가 지정 중요 전통 건조물군 보존 지구인 후루이마치나미(古い町並)는 더 많은 관광객의 행렬로 채워진다. 17세기 에도 시대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거리의 모습은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건물마다 보존된 검은 격자무늬 창과 입구, A자 형태의 지붕과 처마 밑으로 흐르는 작은 수로 등은 히다산맥에 둘러싸인 오래된 산악 도시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국가 지정 중요 전통 건조물군 보존 지구인 후루이마치나미(古い町並)는 더 많은 관광객의 행렬로 채워진다. 17세기 에도 시대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거리의 모습은 언제 봐도 매력적이다. 건물마다 보존된 검은 격자무늬 창과 입구, A자 형태의 지붕과 처마 밑으로 흐르는 작은 수로 등은 히다산맥에 둘러싸인 오래된 산악 도시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다.
미야가와 아침시장 : 7am~12pm, Shimosannomachi, Takayama, Gifu
1975년에 창업했다는 란카 커피점(藍花珈琲店)의 레트로한 분위기 속에서 짙은 커피로 잠시 정신을 다잡은 후, 거리의 인파에 합류한다. 보존 지구의 산마치(三町) 골목 양쪽으로 이어진 건축물은 이제 대부분 상업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아침내 숨죽이던 카페, 식당, 기념품점, 양조장 등이 영업을 개시하자 관광객들의 운집이 높아진다. 다양한 언어가 뒤섞인 무수한 대화 소리는 다카야마의 인기를 대변한다. 여러 가게 중에서 사카구치야(坂口屋) 앞에는 유독 길게 줄 서 있다. 초밥 위에 히다규를 올린 히다규 니기리즈시의 원조를 맛보기 위한 사람들이다. 프리미엄 스시 가격이 1세트(2개) 1,000엔 정도로 저렴하지 않지만, 역시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 맛인 듯하다.
히다규 전문 레스토랑인 아지노요헤이(味の与平)는 점심 식사 장소로 많은 추천을 받는 곳. 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양조장 후나사카 주조점(舩坂酒造店)이 직영한다. 오래된 민가에 들어선 있는 식당에서는 일사불란하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주문을 하자마자 상차림이 제공되고, 주방에서는 척척 음식이다 준비된다. 히다규 스테이크, 스키야키, 샤부샤부 등을 맛볼 수 있는데, 히다규의 고장인 만큼 고기의 품질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풍부한 마블링 덕분에 입안에 들어가자 마자 녹아 내리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을 실감하게 된다. 여기에 양조장에서 빚은 일본주와 지역 미소 된장이 들어간 특제 스키야키 양념은 감칠맛을 더해준다.
히다규 전문 레스토랑인 아지노요헤이(味の与平)는 점심 식사 장소로 많은 추천을 받는 곳. 2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양조장 후나사카 주조점(舩坂酒造店)이 직영한다. 오래된 민가에 들어선 있는 식당에서는 일사불란하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주문을 하자마자 상차림이 제공되고, 주방에서는 척척 음식이다 준비된다. 히다규 스테이크, 스키야키, 샤부샤부 등을 맛볼 수 있는데, 히다규의 고장인 만큼 고기의 품질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풍부한 마블링 덕분에 입안에 들어가자 마자 녹아 내리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을 실감하게 된다. 여기에 양조장에서 빚은 일본주와 지역 미소 된장이 들어간 특제 스키야키 양념은 감칠맛을 더해준다.
13:30 히다 후루카와 飛騨古川
다카야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방문객이 적은 소도시인 히다 후루카와에는 고즈넉한 멋이 흐른다.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배경으로 나오면서 차츰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원래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맑은 수로인 세토가와(瀬戸川)와 그 옆에 늘어선 흰 벽의 시라카와 도조가이(白壁土蔵街) 창고들이 자아낸 독특한 경관이 자랑거리였다. 19세기에 부유했던 마을의 상인과 양조장이 물품들을 보관하기 위해 흙으로 단단하게 지은 창고는 규모가 클수록 주인장의 부를 상징했다고 한다.
히다 후루카와의 또 다른 매력은 숨은 듯 자리한 로컬 가게다. 잠시 발품을 팔면, 의외로 뛰어난 카페와 숍을 찾을 수 있다. 그중 2021년에 히다에서 최초로 설립된 크래프트 브루어리인 히다노오쿠 브루어리(Hida no Oku Brewery)는 역사는 짧지만 일본 맥주 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곳. 히다의 숲에서 채취한 쿠로모지(黒文字) 나무의 향을 넣은 쿠로모지 다크 에일(Kuromoji Dark Ale)처럼 상쾌한 풍미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세련된 감각의 디저트 숍인 니쥬시(二十四)에도 히다 후루카와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다. 짙고 풍부한 니쥬시의 치즈 테린은 단 한 조각 먹어도 혀끝에 긴 여운을 남긴다.
히다 후루카와의 또 다른 매력은 숨은 듯 자리한 로컬 가게다. 잠시 발품을 팔면, 의외로 뛰어난 카페와 숍을 찾을 수 있다. 그중 2021년에 히다에서 최초로 설립된 크래프트 브루어리인 히다노오쿠 브루어리(Hida no Oku Brewery)는 역사는 짧지만 일본 맥주 경연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곳. 히다의 숲에서 채취한 쿠로모지(黒文字) 나무의 향을 넣은 쿠로모지 다크 에일(Kuromoji Dark Ale)처럼 상쾌한 풍미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세련된 감각의 디저트 숍인 니쥬시(二十四)에도 히다 후루카와 방문객들이 즐겨 찾는다. 짙고 풍부한 니쥬시의 치즈 테린은 단 한 조각 먹어도 혀끝에 긴 여운을 남긴다.
15:30 신호타카 新穂高
오쿠히다의 신호타카 로프웨이(Shihotaka Ropeway)는 해발 2,156미터의 니시호타카구치역(西穂高口駅)까지 단숨에 오르는 곤돌라다. 제법 빠른 속도로 운행되는 곤돌라는 신호타카를 출발하자 마자 북알프스의 전경을 뚫고 오르듯 승객들을 나른다. 발 밑의 깊은 계곡과 울창한 원시림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승객들의 시선은 모두 사방의 산봉우리들을 향하고 있다. 니시호타카구치에 도착하면, 단체 관광객과 하이커, 50리터짜리 배낭을 맨 등반객 등이 각자의 목적대로 알프스를 즐기기 위해 흩어진다. 가장 붐비는 장소는 새롭게 리뉴얼을 마친 파노라마 전망대다. 목조 데크로 정비된 전망대에서는 일본에서 세 번째로 높은 오쿠호다카다케(奥穂高岳, 3,190m)를 비롯해 야리가타케(槍ヶ岳), 가사가다케(笠ヶ岳) 등의 북알프스 연봉이 손에 잡힐 듯 360도로 펼쳐진다. 역 뒤편의 등산로는 20분 정도의 짧은 산책 코스이자 며칠짜리 장거리 산행의 출발점이다. 북알프스에서 가장 멋지고 위험간 구간으로 꼽히는 니시호타다케 구간으로 도전하거나, 혹은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내리며 약 5시간에 걸쳐 가미코치까지 하이킹을 이어 갈 수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전망대에서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가야 하지만, 일본 알프스를 즐기는 순간은 그것만으로도 모자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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