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동주

48 Hours In Worak Mountain
월악산 자락에서 보낸 48시간

너른 호수와 호젓한 산 중턱 구름에서 두둥실 흘려보낸 1박 2일 여행기

박진명
사진 손동주

14:00 월악산, 체크인

석재 바닥과 나무로 만든 벽, 둥근 원형 계단을 따라 하늘에 시선이 맞닿는 로비에 이르면, 인간이 만든 월악산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1999년 처음 문을 연 월악산유스호스텔은 2021년 7월, 1층과 2층을 리모델링해 다시 오픈했다. 건물 외관은 20여 년 전 그대로, 내부만 모던하게 손을 본 월악산유스호스텔은 헤리티지를 간직하되 요즘 젊은 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포토존을 곳곳에 배치해 각종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예약이 오픈되는 매월 1일에는 그야말로 전쟁이 따로 없다(9월 예약 오픈 당시 3분만에 매진됐다). 룸은 2인실과 6인실 도미토리,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는 객실 그리고 최대 5인까지 숙박이 가능한 통나무집 ‘캐빈하우스’ 등. 객실에 들어서면‘월하보이’와 함께 준비한 차와 도구, ‘톤28’의 친환경 어메니티가 정갈하게 놓여 있는데, 이처럼 호텔 구석구석에서 지속 가능한 요소를 확인 할 수 있다.

1 보이차와 차 도구 전문점인 월하보이는 자연의 바람과 햇빛으로 만든 찻잎을 만든다. 탄소배출을 감축시키는 친환경 패키지도 주목해볼 만하다.

2 종이패키지를 개발한 세계 최초의 화장품 브랜드. 만드는 것부터 버려질 때까지 모든 공정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고민한다.

아직 가을이라기엔 햇빛이 뜨거운 오후,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월악산 영봉의 정면을 마주하고, 그 밑으로 흐르는 청풍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수영장은 설비를 교체하고 페인트를 덧칠해 다시 문을 열었다. 크게 손 본 곳은 없어도 월악산의 자연이 지닌 다채로움 덕분인지 새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물놀이하다 배가 고프다면 피자를 주문해보자. ‘가람과 뫼’라고 불리던 한식당에서는 페퍼로니 피자, 머쉬룸 피자 등을 판매하는데, 수영장에서 먹을 수 있도록 종이 소재의 테이크아웃 용품에 음식을 담아준다. 식당은 이번 연말 완공을 목표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다. 12월 중순부터 오후에는 브런치카페, 저녁에는 와인바로 즐길 수 있다고.

월악산유스호스텔

충북 제천시 한수면 월악로1372

매월 1일 오전 9시, 다음 월의 예약 오픈

17:00 청풍명월의 도시, 제천을 즐기는 방법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뜻하는 청풍명월은 제천과 꼭 어울리는 수식어다. 그 중심에는 청명한 바람이 수면 위를 살랑이는 청풍호가 있다. 제천과 충주, 단양 등 3개의 시·군에 걸쳐 있는 이 넓은 인공호수는 명칭을 혼동할 여지가 있다. 1998년부터 충주호라고 알려졌기 때문에 외부인에게는 충주호가 익숙하겠지만 최근 제천에서는 청풍호, 단양에서는 단양호라고 부른다(그도 그럴 것이 호수 면적의 59퍼센트를 차지하는 제천시 입장에서는 ‘충주호’라는 명칭이 조금 억울할 수도 있다). 제천시는 청풍호를 활용한 관광지를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해왔다. 모노레일, 케이블카, 출렁다리 등이 그 산물이다.

222미터 길이의 출렁다리 입구에는 카누·카약체험장이 있다. 물결에 몸을 맡긴 채 옥순봉, 금수산이 만나는 곳까지 손수 노를 저으면 청풍호를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발길을 서두른다. 바위가 솟은 모양이 옥처럼 맑고 단단한 죽순을 닮았다는 뜻의 옥순봉은 단원 김홍도의 〈병진년화첩〉 중 한폭이 된 절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물살을 열심히 가르던 팔을 잠시 쉬게 할 겸 목을 길게 빼고 옥순봉을 올려다 보고 있으려니 체험장을 운영하는 박재철 씨가 한마디 거든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관광은 대부분 내려다 보는 방식이에요. 올려다 보는 여행은 환경도 덜 파괴하고 더 풍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말이에요” 경험해 본 적 없는 세월이 그리워지는 바위의 주름, 그 옛날 누군가에게는 절박한 장소였을 무너진 절터 등을 올려다 보면 그의 말에 고개가 절로끄덕여진다. 해가 저무는 시간에 가면 한시간 반 정도 소요되니 충분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고 출발할 것(다른 시간대에는 보통 50분 소요). 청풍호를 남과는 다르게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팁이다.

청풍호 카누·카약체험장

충북 제천시 수산면 옥순봉로342

예약 010‒9144‒7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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